시름과 공포에 쫓기며 생각에 잠겼다. 내상을 입은 몸이다. 데다가 병들고 보니
심사마저 착잡하였다. 이삿짐추천 말인가. 이곳을 떠난다 한들 주위는 어둠이 짙은
아득한 황야인데 지척을 어찌 분별할까. 주위 수십 리 안에 인가가 있다고 장담할
수도 없잖은가. 이렇게 피로하고 허약한 체력으로 찬이슬을 용케도 감당치 못하면
결국 병사하거나 허기져서 아사라도 할 것이다. 이런 복잡한 번민에 사로잡힐수록
그를 괴롭히는 무서움은 더해 갔지만, 그렇다고 달리 신통한 길이 없는한 각오라도
단단히 해야만 했다.
황보유는 마음을 고쳐 먹으면서 걸음을 안쪽으로 옮겨 놓았다. 집 안에서 나오는 그
싸늘한 바람은 머리끝을 쭈뼛하게 했다. 병원이전 소리쳐 불러보았으나 대답은
메아리뿐이다.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물품보관컨테이너 어둠에 익어 갔다. 듯한
소리였다. 속을 두리번거렸다. 고함을 친 황보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수긍이
가지 않는 점이 있었다. 말은 미련한 짐승이 아니다. 황보유는 머리끝이 곤두섰다.
경상남도 거창군 가조면 사병리 50118
밤도 어지간하니 별수가 있겠나. 부딪치고 보는 것이다. 병원이전 혼자 중얼거리며
반쯤 열린 쪽문으로 다가갔다. 이르렀을 때였다. 황보유는 귀를 곤두세웠다.
이사컨테이너보관 가늘고도 긴 그 소리는 지옥에서 유령이 부르는 목소리 같았다.
소름이 끼치면서 사납게 요동쳤다. 그러나 이젠 바람따라 사라졌는지 또다시
정적이 감돌 뿐 벌레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밤바람이 지붕을 쓸고 가자 풍경만이
뎅그렁 울리었다. 보고 달을 보고 또 별을 봤다.
들은 적이 있다. 사이로 시선을 보냈다. 병원이전 긴 하늘이 보이는 마당의
중앙에는 흙먼지와 낙엽이 쌓여 있었다. 그 황량한 풍경을 보고 또 보면서 생각을
거듭했다. 주었다. 짐센터 받고 그렇게 행동해야 옳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 한쪽
구석에서는 까닭모를 충동이 불같이 치솟았던 것이다. 황보유는 내친 걸음을
앞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