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입으로 부는 독바늘이오. 하고 말하면서 손으로 잡으려고 했다.
소형이삿짐보관 소불이는 깜짝 놀라 급급히 독침을 뒤로 빼냈다. 가득 들어
있는 술잔에 담았다. 갑자기 칙 하는 소리를 내며 노란 연기와 함께
검은색으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소불이는 안색하나 변치 않고 돌연
그 잔을 집어 들더니 꿀꺽꿀꺽 마시는 것이다.
광경을 본 심자귀는 그만 까무러칠 듯 놀랐다. 소형이삿짐보관 뿐만 아니라
그 옆에 둘러 서 있던 시녀들까지도 깜짝 놀라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창고대여료 소불이는 여전히 히죽거리며 웃고 있었다.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증거요. 순간, 심자귀의 안색이 붉으락푸르락 해졌다. 비웃기라도 하듯
입술을 씰룩이며 빈정거렸다. 우리의 몇 십년 간의 교분으로 보아 이
늙은이는 절대 심소형을 나무라지 않겠소. 심자귀가 술 속에다 수작을 부린
것을 지적한 말이었다.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동활리 25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