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떨구었다. 강호출도란 야망을 품고 나서자마자 뜻밖의 일을 당한 것이었다.
용달보관 되어 내내 그의 곁에서 울먹였다. 상처가 깊지 않아 마을로 돌아가 치료한
후 며칠 푹 쉬면 나을 것입니다. 여쭤도 될는지. 이해원이라 합니다. 고개를
조아리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다. 바라보았다. 사람의 모습은 실로 보기가 좋았다.
그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 해원은 애틋한 심정에 사로잡혀 한참이나 그들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다보고 있었다. 상념을 일깨웠다.
품 속에 귀한 보물이 있으니 드리겠소이다. 그는 가슴이 으깨어져 일어나지도 못한
채 애원하고 있었다. 이삿짐임시보관 않는 것만 해도 운이 좋은 것으로 알아라.
더러운 놈 돌렸다. 증오하는 그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이번달손없는날 이쯤 되자
야면자는 당황을 금치 못했다.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던 그의 눈에 문득 그림자
하나가 불쑥 날아왔다. 피부에 자르르 윤기가 감도는 붉은 입술, 검은 눈동자가
별처럼 반짝였다. 입문하여 무공을 익힌 탓으로 교만해 보이는 것이 흠이긴 했으나
무창 일대의 무인들이 앞다투어 혼담을 넣을 만한 미모였다. 있다는 말처럼 그
아름다운 외모 뒤에 숨겨져 있는 교만함과 잔인한 손속은 오래 전부터 널리 이름나
있었다.
경상남도 의령군 화정면 덕교리 52156
얻은 별호는 독심홍미였다. 이삿짐임시보관 실수는 그녀를 예사로운 여자로
착각했던 것이었다. 이사싸게하는법 놓아둘 수 없었다. 그런 판국에 길바닥에
야면자가 엎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으니 그야말로 차려놓은 밥상이 아니겠는가
그녀는 아직도 분이 가시지 않은 듯 대뜸 채찍을 휘둘렀다.
갈랐다. 이삿짐임시보관 불구하고 독심홍미의 손속에 자비심이란 눈꼽 만큼도
없었다. 야면자의 전신에 금세 붉은 줄이 생기며 피와 살점이 튀었다. 것은 절대
소홀히 넘기는 법이 없는 독심홍미였다. 네놈을 갈가리 찢어 죽이지 않으면
독심홍미가 아니다 그녀는 더욱 야멸차게 외치며 다시 채찍을 들어 올렸다.
알려주겠소 그러니 제발 이제 그만 채찍 좀 그만 거두시오. 독심홍미는 흠칫하며
잠시 손을 멈췄다. 소인이 만무총록을 익힌 자를 조금 전에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