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자면 영호걸은 단지 현천수의 얼굴을 보아 두고자 들락인 셈이었는데,
오보마다 보초를 한 명씩 배치해 둔 만사교의 경계 태세도 그의 이동만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환영신법을 대신해 이번에는 마혜수라경 상의
아축신원보, 즉 무영비를 전개했다. 절정에 이르러 있는 그는 한 줄기
흑연으로 화해 전각 안으로 쏘아져 갔다. 이사콜밴 전각 안에는 여러 개의
방이 있었다. 깊숙이 위치하고 있으며 다른 방과 구별될 정도로 화려하고
넓은 곳, 다름 아닌 만사교주의 방이었다.
구조로 말할 것 같으면 다시 두 칸의 장방형 내실로 나뉘어져 있었다.
이사도우미 쪽은 침상이 놓여져 있는 것으로 보아 침실 같았고, 다른 한 쪽은
사방벽을 돌아가며 장서들이 빽빽하게 꽂힌 고풍스러운 서가들이 늘어서
있어 서재인 듯 했다. 있었는데, 그것이 단연 영호걸의 눈길을 끌었다. 추호도
망설임이 없었다. 열리자 그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각종 서류 뭉치들이었다.
내심 침중한 신음을 흘리며 그 서찰을 차례로 펼쳐 보았다. 上雄 , 보아라.
최근 천성보주 유화성이 네 정체를 의심하는 눈치다. 반포장이사추천 아닌가
그렇다면 아까 보았던 그 자는 현천수가 아니었단 말인가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상석리 36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