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인들은 선음곡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수없이
밀려들던 인파가 어느 날 감쪽같이 사라졌다. 아파트보관이사 추화산에 내려온 선녀를
구경하겠다며 길을 떠났던 무리들 중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사천당가를 떠난 천소기는 싱싱하게 피어오르는 신록을 보며 관도를 따라 천천히 걷고
있었다. 떠난 일이 잘한 일인가를 생각하며 걷는 천소기는 앞으로의 여정도 걱정스러웠다.
초향옥녀 예아연의 행방과 교국승상 진엄교를 찾기 위하여 강호로 나온 이래 많은 일들을
겪은 것이 꿈만 같았다. 혼자이사 사마홍과의 억지 혼례, 자사화 경희연과의 달콤한 추억,
빙하곡에서 적하공주 냉민하를 구하기 위하여 부부의 연을 맺었던 일, 떠나는 자신을
향하여 기다리겠다며 은밀히 전음을 보낸 빙심공주 계옥련, 사천당가를 구경하러
들렀다가 얼떨결에 부부의 연을 맺은 당문혜와의 지독한 인연 등이 마치 한바탕 꿈만
같았다. 항주의 저잣거리에서 점을 보았던 점쟁이의 말이 생각났다.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옥현리 12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