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온 이 상실감, 이 공허감에 초검릉은 삶이란 허망한 아침 이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일생은. 머릿속이 텅 비어 버린 듯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근육이 한순간 모조리 마비됐다. 주위가 다시 거짓말처럼 환해짐을
느꼈다.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상처 하나 없는 자신을 확인하고 회의에 찬
얼굴로 시선을 들었다. 설유흔이 등을 돌린 채 배가 있는 곳으로 걸 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어깨 너머로 담담히 말했다. 졌소. 이 점, 미안하게 생각하오.
위에 올라 노를 저어 가기 시작했다. 도대체 그는 무엇이 미안하다는 것일까
않았다. 그가 자신을 살려 주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컨테이너창고임대료 있었다.
죽음 같은 정적이 장내에 내려앉았다. 1톤화물용달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애초
초검릉이 앉아 있던 배 위엔 설유흔이 있었다. 용달차이사비용 있던 자리엔
초검릉이 서 있을 뿐,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충청남도 서천군 마서면 신포리 33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