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씬 더 잘 되어 있었다. 금선서생은 계단의 맞은편 밖을 내다볼 수 있는 창문
쪽을 택하여 유기와 유림을 앉혔다. 우아하고 탈속하며 남색 장삼을 멋들어지게
걸친 금선서생의 모습을 보자 필요 이상으로 고분고분했다. 1톤트럭이사 몇 개만
보내 주시오. 그리고 밥도 같이 보내 주시오. 점원이 물러간 지 얼마되지 않아
주문했던 음식이 먹음직스럽게 상 위에 펼쳐졌다. 때였다. 하는 요란한
호통소리와 함께 말발굽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왔다.
달려오는 소리인 성싶었다. 포장이사보관 음식을 먹으려다 말고 밖을 내다보았다.
물품보관함 장한들이 이곳 취선거를 향해 질주해 오는 광경이 보였다. 달려오는
대한은 나이가 약 사십 세 가량, 굵고 짙은 호랑이 눈썹과 큰 입에 턱밑에는
시커먼 구레나룻을 기르고 두 눈에서는 부리부리한 신광을 발사하고 있었다. 그
뒤를 따르는 사람은 차림은 같으나 삼십 전후로 보이는 여인이었다.
경상북도 영천시 임고면 평천리 38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