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언덕배기로 올라가 억센 갈대 위에 철퍽 주저앉았다. 두 사람은 천천히
주거니 받거니 술을 마셔갔다. 1톤보관이사 석양이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연 것은 백농부였다. 왜 그토록 것을 열심히 들여다보았느냐 가는 게 아니라
마음을 갈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오. 때로는 당신이 대지를 가르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고, 그 가래질에 내 전신이 갈기갈기 찢기는 듯한
고통이 느껴지기도 하오. 이윽고 그는 투박한 술잔에 넘치도록 술을 따르며
물었다. 느닷없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두 눈에서 곧이어 기이한 광채가 부서지듯 흘러나왔다. 칼을
휘두르는 것이 직업인 그에게 이게 무슨 소리인가 번뜩였다. 회자수인 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고 하면 천하인들은 너를 미쳤다고 할 것이다.
늦었으니 다음에 다시 와라. 어쩌면 넌 지금껏 내가 만나본 누구보다 검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재목일지도 모르겠구나.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송정리 25328
눈길로 백농부를 바라봤다. 네게 한 가지 알려줄 게 있다. 이삿짐인부
가래를 어깨에 걸친 채 석양 너머로 휘적휘적 걸어가고 있었다. 이름 붙일
검을 알고 있는 그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삿짐하루보관 갈대들이 바람을
타고 눕는다. 멀어지는 백농부의 뒷모습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었다.
이삿짐인부 마셔야 한다. 천향각의 운치는 가히 황궁의 별원이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인접해 있다. 자취이사비용 그 전각의 월궁형 창은 반쯤 열려
있었다.
후원 쪽으로 향한 창이다. 사내가 등을 보인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교회이사 땅을 내려다보며 미동도 않고 서 있었다. 추옥은 백농부를 만난
이후 줄곧 그 말의 의미를 깨달으려 애쓰고 있었다. 이삿짐인부 가득찼다.
되찾으려는 안간힘으로 그는 처절히 몸부림치고 있었다. 하거늘 몽롱한
머리는 그저 무심한 안개인 양 한 점 반향도 일으켜 주지 않는 것이다. 한
시진 동안 물끄러미 추옥을 바라보고 있는 한 쌍의 눈이 있었다. 그린 듯한
아미의 소유자인 바, 지금 미미하게 눈썹을 떨고 있었다.
말 듯 나직한 탄성을 불어내는 여인 바로 천약란이었다. 이삿짐인부
안타까움으로 얼룩진 독백이 아닌가. 물류창고이전 회자수만 아닌
정상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난 비단옷에 값진 패물 따위는 원치 않아. 단지
한 지아비를 위해 길쌈을 하고, 그의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그런 단란한
생활을 원할 뿐이야. 이게 무슨 소리일까 그렇다면 천약란의 가슴 속에는
어느덧 회자수 추옥이 자리잡고 있단 말인가 흰 팔, 창틀에 걸쳐졌던 두
팔은 흐느낌 속에 파르르 떨었다. 그녀의 오열은 점점 고조 되어갔다. 청혼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