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 속에는 머리를 길게 풀어 헤친 죄수가 타고 있었는데, 그 몰골이
비참하기 짝이 없었다. 치부만 가리고 있는 누런 마의는 도저히 옷이라고 할
수도 없었으며, 양쪽 손목은 쇠사슬로 묶여 있었고, 목에 걸린 목쇄를 두
손으로 간신히 받치고 있었다. 트럭이사비용 북경에서 지옥성까지 먼 길을
마차 위에서 흔들려 왔던 것이다.
불구하고 죄수의 움푹 꺼진 눈은 시퍼런 안광을 쏟아 내고 있었다. 소형짐보관
눈에서 쏟아지는 시퍼런 눈빛을 보고, 그가 대역죄인이리라고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손없는날이사비용 죄명:살인 2건, 사기도박 구십구 건, 폭력상해
삼백육십삼건, 강간 사십오 건, 인신매매 총 백팔십이 건 외 다수. 바, 요주의
인물. 악명을 떨치던 한 흉인의 신상이 비교적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줄줄 흐르는, 비대한 체구의 금의노인 錦衣老人 .
경기도 안성시 삼죽면 내장리 17511
허리춤엔 하나의 금빛 호패가 달려 있었다. 소형짐보관 온 구유대인 왕옥상
王玉上 의 신분을 나타내는 호패다. 이사트럭대여 그래왔듯이 왕옥상의
얼굴엔 따분하고 거만한 표정이 잔뜩어려 있었다. 종칠품 죄수장의 직급에
불과하나, 이 지옥성 내에서 왕옥상이라는 이름은 삼만이 천여 명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흔드는 절대군주와도 같았다. 왕옥상의 거처는 지옥성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호화롭고도 넓은 정실이었다. 구유대인 왕옥상은 교의에
깊숙이 등을 기댄 채 단하에 우뚝 서 있는 육중한 체구의 사나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