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선당의 문이 열리면서 방세옥과 지객승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 술을 다 배합해
놓으셨소 보관이사금액 종천구는 그 밑도 끝도 없는 말을 듣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요대협께선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는 겁니까 이미 만들어진 술을 배합해
놓다니요 그렇게 별로 뜻이 있는 말을 한 것은 아니요.
새외우부의 말에 가시가 돋힌 것을 느끼고는 안색이 홱 변하였다. 이삿짐단기보관 두
손님을 자리에 앉히고는 잔을 갖다 놓았다. 묵룡 종천구는 그래도 시치미를 뚝 떼고 큰
술잔에 술을 한 잔 그득히 따라 방세옥에게 내밀었다. 주말이사 종천구가 주는 술을 한 잔
받으시오. 그리고 귀하의 고명한 솜씨를 몇 수 영교해 주시오. 그리하여 우리들은 옛날의
감정을 싹 씻어버립시다. 두 손을 내밀어 종천구가 건네 주는 술잔을 받았다. 받아 든
방세옥은 갑자기 잔을 탁자 위에 내려놓으며 한 마디 했다.
경상남도 의령군 의령읍 정암리 52155
변하는 것 같소. 비록 천산삼룡들은 난폭하긴 했지만 그처럼 비열한 인간이라고
알려지지는 않았는데, 이제 그것이 씻어질 날도 멀지 않은 것 같구려 방세옥은 앉은 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이삿짐단기보관 아무
것도 아니오. 그저 천산삼룡의 술잔을 받게 되어 감격해서 그러는 것이요. 방세옥 등은
식사를 끝내고 자기네 방으로 들어간 후 천산삼룡의 수작에 대해 대책을 상의하게
되었다.
방세옥에게 그들이 하는 짓을 염탐하자고 제의했다. 방세옥은 남을 엿보는 것이 비열한
짓임을 알았으나 그들의 소행을 알고 있는 이상 염탐해 보지 않을 수 없어서 산화선자의
의견을 동의하고 나섰다. 이삿짐단기보관 두 사람은 선당의 지붕 위로 올라가 천산삼룡이
하는 수작을 똑똑히 살펴보았던 것이다. 이사짐비용 제당으로 되돌아 오려 했을 때, 절
밖에서 두 개의 그림자가 번개같이 날아들었다. 두 사람을 알고 있었다. 소형화물이사
목천문이었고, 뒤에서 은밀히 따르고 있는 사람은 바로 청백선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