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걸 받게. 네놈이 미쳤건 안 미쳤건 재수가 좋으면 네놈은 횡재를 한거다.
걸음으로 다가와 피묻은 목갑을 받아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대수롭지 않게
중얼거렸다 없는 것 같지만 마침 필통이 필요한데 그걸로 쓰면 되겠군
이삿짐싸는법 내며 말했다. 소매 속으로 쑤셔넣으며 반문했다. 기차게
뽑아줄테니 말이오. 히히.
이상 기다리지 말라고 운이 따른다면 미 미인루에 세안을 부 부탁. 이사문의
자기 자랑만 늘어놓았다. 헤헤 사실 내 실력은 당대의 명공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밥 먹는데는 지장없을 정도요. 전산실이전 식어갔다. 아, 글쎄
안심하라니까 어 여보시오 여기서 자면 어떡하오 백현릉의 행동은 어이없고도
우스꽝스러워 보였다.
경상남도 사천시 와룡동 52548
없자 백현릉은 할 수 없다는 듯이 손을 툭툭 털며 일어섰다. 이어 그는 갈대숲
사이를 갈지자 걸음으로 걸어가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원룸포장이사가격
술마시고 빙글빙글 눈 감으면 천하가 내 잠자리 에헤야 디야 좋을시고.
이사문의 꼬부라진 노랫소리는 점차 갈대숲 저편으로 멀어져 갔다. 그의
음성이 잦아드는 순간, 지금까지 그와 구룡유자의 대화를 몰래 지켜보고 있던
한 쌍의 눈이 번쩍 빛을 발했다. 있었다. 흩어졌다. 엄청난 것이었다.
그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육반산을 내려오고 있었다. 주변 상황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듯 했다. 이사문의 열 일곱 차례에 걸친 무자비한 살육이 그를
중심으로 자행되었다. 동안 백현릉의 옷은 갈댓잎에 매달린 이슬로 인해 흠뻑
젖어 있었다. 헬스장이사 비명이 들려왔다. 그러나 백현릉은 비명을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여전히 흥얼거리며 갈댓잎 사이를 헤치며 걸어갈 뿐이었다.
밤길을 걸어갈 때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이사문의 소리는 귀에 익다. 뿐더러
걸음을 멈추면 더 이상 아무런 기척도 들리지 않는다. 누군가 자신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르고 있다는 것을 육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청력과 감각을 동원해도 그 괴인영의 위치와 정체를 파악할 수가 없었다.
하나하나가 긴장하는 것을 느꼈다. 백현릉이 아니었다. 1톤반포장이사
육반산을 빠져나왔을 때, 햇살이 가을 하늘로부터 갑자기 쏟아져내려 환하게
대지를 비추고 있었다.